📽 <맨 프롬 어스>와 진화론, 사이언톨로지 — 불멸과 인간 존재의 교차점

영화 <맨 프롬 어스 (The Man From Earth)>는 한 남자의 불멸성을 통해 인류의 역사와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이는 찰스 다윈의 진화론이 제시하는 인류의 과학적 기원과, 사이언톨로지교가 주장하는 영적 존재로서의 인간이라는 독특한 관점과 흥미로운 교차점을 형성합니다. 이 세 가지 이야기는 생명, 시간, 그리고 인간의 본질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확장시킵니다.

1. 맨 프롬 어스 : 영원히 살아가는 인간의 고뇌

영화 <맨 프롬 어스> 포스터 | 출처:IMDb

영화 <맨 프롬 어스>는 14,000년 동안 살아온 고대 인류인 존 올드맨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그는 구석기 시대부터 현재까지 모든 역사를 직접 목격하고 경험한 존재입니다. 이 영화는 화려한 특수효과 없이 오직 대화만으로 진행되지만, 존의 불멸성이라는 설정은 인류의 역사와 종교, 과학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뒤흔듭니다. 존은 자신이 겪은 수많은 문명의 흥망성쇠와 종교적 인물들과의 만남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며, 영원한 삶이 가져다주는 지혜와 동시에 사랑하는 이들을 계속 떠나보내야 하는 고독과 상실감을 보여줍니다. 그의 존재는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간과 존재의 의미를 되묻게 합니다.

2. 다윈의 진화론 : 과학적 인류의 서사

책 <찰스 다윈 서간집 진화> 표지  |  출처:알라딘

찰스 다윈의 진화론은 인류가 수백만 년에 걸쳐 공통 조상으로부터 자연 선택을 통해 점진적으로 진화해왔다는 과학적 설명을 제공합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호모 하빌리스, 호모 에렉투스를 거쳐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환경에 적응하며 신체적, 인지적 능력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진화론은 개별 생명체의 유한한 수명 속에서 종 전체가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해왔는지를 설명하며,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서 이해하게 합니다. 이는 존 올드맨의 '개인적인' 불멸성과는 대조적으로, '종으로서의' 인류가 어떻게 시간 속에서 이어져 왔는지를 보여주는 과학적 서사입니다.

3. 사이언톨로지교 : 영적 불멸과 잠재력의 탐구

사이언톨로지교 로고 | 출처:나무위키

사이언톨로지교는 공상과학 소설가 L. 론 허버드가 창시한 종교로, 인간을 '테탄'이라는 불멸의 영적 존재로 정의합니다. 사이언톨로지교의 핵심 교리는 테탄이 과거의 고통스러운 경험(인그램)으로 인해 능력이 저해되어 있으며, '오디팅'이라는 과정을 통해 이러한 인그램을 제거하고 영적 명료함(클리어)과 더 높은 단계(OT)에 도달하여 본래의 잠재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배우 톰 크루즈, 존 트라볼타 등 적지 않은 유명인이 신자인 종교로 대중의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이는 '맨 프롬 어스'의 존 올드맨처럼 물리적으로 영원히 사는 것은 아니지만, 영혼의 불멸성과 무한한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인간 존재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을 제시합니다. 사이언톨로지교는 자신들의 가르침을 과학과 정신 치료의 결합으로 설명하려 하지만, 외부에서는 사이비 종교 논란과 비판에 직면해 있습니다.

4. 교차점과 대비

이 세 가지 개념은 인간의 존재와 시간을 다루는 방식에서 흥미로운 교차점과 대비를 이룹니다.불멸성 : <맨 프롬 어스>는 물리적 불멸을 가정하고 그에 따른 고뇌를 탐구하는 반면, 사이언톨로지교는 영적 불멸(테탄)을 주장하며 이를 통해 인간의 영적 성장을 목표로 합니다. 진화론은 개체의 유한한 삶 속에서 종의 연속성을 설명합니다.

지식과 경험 : 존 올드맨은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14,000년의 지식을 축적합니다. 사이언톨로지교는 오디팅을 통해 과거 생의 기억과 인그램을 '회복'하여 지혜를 얻는다고 봅니다. 진화론은 유전적 변이와 자연 선택을 통해 세대를 거쳐 지식과 적응력을 축적하는 생물학적 과정을 설명합니다.

인간의 잠재력 : <맨 프롬 어스>는 영원한 삶이 주는 지혜와 함께 인간 존재의 한계와 고독을 보여줍니다. 진화론은 생물학적 적응을 통한 잠재력 발현에 초점을 맞춥니다. 사이언톨로지교는 인간이 본래 지닌 영적 잠재력을 해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믿음과 과학 : 진화론은 과학적 증거에 기반한 이론인 반면, <맨 프롬 어스>는 과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철학적 사변입니다. 사이언톨로지교는 과학과 종교를 결합하려 하지만, 그 과학적 타당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맨 프롬 어스>, 진화론, 그리고 사이언톨로지교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인간의 기원, 존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질문에 답하려 합니다. 하나는 상상력으로, 하나는 과학적 탐구로, 다른 하나는 영적 신념으로 접근하며, 이들은 모두 인간이 자신과 우주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려는 본능을 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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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 '테탄', '테란', 그리고 '테라'의 어원적 여정

사이언톨로지교의 핵심 용어인 '테탄(Thetan)', 게임 '스타크래프트'에 등장하는 인간 종족 '테란(Terran)', 그리고 한국의 인기 맥주 '테라(TERRA)'는 발음이 비슷하여 종종 혼동을 주지만, 이들의 어원적 뿌리는 각기 다른 흥미로운 여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임 <스타크래프트 : 브루드 워> 시작 화면 | 출처:블리자드

테탄 (Thetan) : 사이언톨로지교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그리스 문자 'Θ(세타)'에서 유래했습니다. 사이언톨로지 교리에서 '세타'는 "생명의 근원, 또는 생명 그 자체"를 의미하며, '테탄'은 인간의 불멸하는 영적 존재, 즉 영혼이나 자아를 지칭합니다.

테란 (Terran) :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비롯한 많은 SF 작품에서 인간 종족을 지칭하는 데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라틴어로 '땅' 또는 '지구'를 뜻하는 'Terra(테라)'에서 유래했으며, 여기에 '~an'이라는 접미사가 붙어 '지구에서 온 존재들' 또는 '지구인'이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인간이 지구를 기원으로 하는 종족임을 나타내는 보편적인 SF 용어입니다.

테라 (TERRA) : 한국의 맥주 브랜드 '테라' 역시 그 이름의 어원을 라틴어 'Terra(땅, 대지, 지구)'에서 가져왔습니다. 하이트진로는 청정한 호주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의 맥아를 100% 사용하고 자연 탄산을 담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청정 라거'라는 제품의 이미지를 이름에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테란'과 맥주 '테라'는 모두 라틴어 'Terra'라는 공통된 어원에서 파생되었지만, 사이언톨로지교의 '테탄'은 그리스어 '세타'에서 유래한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이처럼 언어는 때때로 비슷한 소리로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지만, 그 속에는 각기 다른 역사와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